

믿는 대로 단숨에 획을 그으면 되는 거야.

(늘님(@Ki164G) 커미션입니다.)
모발이 가늘어 자주 정전기가 일어나는 회갈색 단발이다. 본가에서 키우는 반려 동물 토라스케처럼 치켜올라간 눈매를 가졌으며 눈동자는 청록색이다.
보는 사람 기준 오른쪽 눈 아래에 작은 점이 있다. 학원이 산속에 있기 때문에 추위를 타서 검은 목티와 하늘색 카디건을 입고 있다.

< 편견에 부응하는 >
어른들 앞에서는 서예로 이름 높은 모리야마 집안의 자식답게 서화에 집중하면서,
타인에게 보이는 대로 얌전한 얼굴값을 하려고 노력한다.
침착해보이는 외양 때문인지 주위에서는 쿨하고 말수가 없는 모범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응, 듣고 있어.”
< 자기합리화 >
렌 본인은 주위의 편견을 무척 달갑게 받아들여 선생님 심부름 하는 척 몰래 교내를 배회하곤 한다.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니 금방 드러날 착각이지만, 굳이 정정해줄 필요성을 느끼진 못하고 있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고, 평소 행동거지가 나쁜 편은 아니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다.
“뭐어, 딱히 문제가 되는 일은 안 하는걸.”
< 흥미 위주 >
어찌 보면 일획과도 닮아 있다.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부드럽거나 혹은 강건하게 변화하는 것이다.
복잡하지 않되, 간단하지만도 않는 붓끝처럼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한다.
그런 단순한 사고 방식에 맞춰서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올라간다는 속담처럼 차분한 얼굴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실속만을 고집해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재미가 있다면, 지루한 진로 탐색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다면 냉큼 시도해보는 것이다.
곤란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그런 변덕 중 하나라서 친절하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닭살이 돋는 것 같다.
대체로 당사자 모르게 도와주고는 감사 인사를 듣지 않도록 도망치듯 장소를 떠나버리곤 한다.
“……그런 말을 들어도 곤란해.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거니까.”

< 화단 앞의 그 녀석 >
화단 앞에 원예용 꽃삽을 든 채 멍하니 쭈그려앉아있는 소년을 발견한다면 다른 누구도 아닌 모리야마 렌이 틀림없다.
이따금 하품을 하면서 한가롭게 햇살을 쬐고 있기도 한다.
일견 느긋해보이지만, 움직이는 것은 싫어하지 않아서 필요 최저치에 가까운 운동 신경과는 별개로 체육 수업에 열의를 갖고 참가한다.
좋다 싫다 할 만큼 수업에 대한 뚜렷한 호불호는 없으나 이과 계열 전반을 잘 못하고 특히 수학을 어려워 하는 편이다.
자신 있는 과목은 고전 문학으로 어렸을 때부터 접해서 익숙하다.
< 서예의 명문, 모리야마 가 >
모리야마 집안은 에도 막부에 창가한 이래로 뛰어난 서예가들을 배출했다.
본가는 하코네에 있으며 대대로 자랑하는 정원이 딸린 2층 목조 가옥에서 살았다.
셋째 아들로 태어나서 별다른 기대를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냈다.
그것이 다른 것도 아니고 동양화였던 것은 역시 주변 환경의 영향이 클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서예 연습 겸 만요슈, 백인일수 등을 따라쓰면서 외우고 있는 시가 많으나,
본인은 그 시에 어울리는 시화를 상상하며 그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
조기 교육 덕에 서예도 그럭저럭 쓰는 편이지만, 집안 사람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르다.
< 애묘가 >
본가에서 근사한 귤색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 토라스케를 키우고 있다.
가끔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여주는데, 엄청나게 살찐 고양이가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집에서 반려 동물로서 키우는 만큼 고양이를 좋아하게 됐지만,
웬걸 고양이는커녕 동물 그림 전반이 대단히 서툴다.
동물은 움직이기 때문에 그리기 어렵다고 곧잘 변명하는데, 손에 난 상처들이 모든 정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 원예부 >
집에서도 종종 정원 일을 돕곤 했어서 원예 일 자체는 익숙하다.
잠시라도 붓 말고 다른 것을 쥐고 싶어서 선택한 동아리라 적당한 곳에서 땡땡이를 치고 있을 확률이 높다.
< 생일 >
7월 6일
< 좋아하는 것 / 싫어하는 것 >
방울 카스테라, 생선 요리, 햇볕이 잘 드는 장소. / 매실 장아찌, 매운 음식 전반,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