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태까진 덜 좋은 친구였냐?


보기보다 가정적인?
동급생A "첫 인상은 그냥 양아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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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 못지 않은 훤칠한 키와 손목의 타투, 여기저기 뚫린 귓볼, 용이나 호랑이 자수가 새겨진 사복들, 좀처럼 웃지않는 눈. 처음 본 사람은 위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화를 나눠보고 어울려봤다면 그가 의외로 가정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항상 휴대용 반짇고리를 들고 다니고 직접 도시락을 싸왔다. 재봉이던 요리던 뚝딱 해내는 모습에 감탄하는 학생들도 있다. 노트는 대형마켓에서 묶어서 판매하는 것을 사용했고 실내화 안 쪽에는 검은 매직으로 이름을 써놓았다. 사춘기 남고생들이라면 부끄럽다 여길지도 모르는 행동들이었지만 이즈루는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땅값이 비싼 번화가의 고층건물에 살고 있어 유복한 가정환경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지만 본인은 서민적이고 알뜰한 성격으로 주변의 친밀감을 얻기 쉽다.
무덤덤한
선배B "매일 시비털리는데 식칼 들고있어서 도망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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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웃거나 울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 질문을 던지면 본인도 난감해한다. 반 아이들이 모두 웃을 때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에 그쳤다. 건조한 표정과는 달리 말이나 행동에는 다정함이 깃들어있어 주변에 사람 발길이 끊길 일은 없다. 하지만 역시나 외견이 매서운 탓에 불량학생이 자주 꼬이곤 한다. 불행 중 다행일까, 방과후 요리 동아리 활동 중에는 줄곧 식칼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시비를 걸러 온 불량들도 줄행랑을 친다고. 냉동생선 모가지를 칠 때 범죄현장 같다는 말을 듣곤 한다.
눈치없고 맹한
교사C "허허...악의는 없어보이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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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첫 수업날, 담임 교사가 질문이 없는지 물었을 때 꺼낸 말이 "가발은 왜 써요? 없는게 나은데."였다. 교실 내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 같은 반이었을 몇몇에게는 인상 깊게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사건으로 갑분싸가 그칠 일은 없었다. 되려 불편한 친절을 베풀거나 난데없이 끼어드는 등 본인의 눈치가 없는 걸 학기 초부터 절찬리에 자랑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친절함을 베풀려는 마음에서 나온 진심어린 행동이라는 것이 눈에 보여 웃어 넘기곤 한다. 물론 이런 눈치없는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도 있으리라. 어쩌면 이미 "그런 맹한 캐릭터"로 자리잡혀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면 혼자 다니는 마코토를 따돌림 당하는 학생으로 오해하고 "힘들겠네. 누가 괴롭히면 말해."라는 말을 건넨 것. 이 발언만은 다른 친구들에게 너무 눈치가 없다며 혼이난 탓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 왜 혼이난 것인지도 잘 모른 채로.

7월 23일 / 게자리 / AB형
취미 : 요리연구, 사이클링, 피아노 연주
좋아하는 것: 요리, 커피, 도서관
싫어하는 것: 컵라면, TV, 숫자 12
성적은 일반과에서 중상위권.
모친의 권고로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고 통학을 하고 있다.
주말 아르바이트를 한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시내의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으며, 가게 안에 피아노가 놓여있어 사람좋은 주방장에게 종종 피아노를 배운다고 한다.
요리 연구가
"쟁쟁한 요리 연구가들을 제치고 화제로 떠오른 남고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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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이탈리안, 중화요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요리 실력이 탁월하다.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그 감칠맛이 계속 떠오르기 마련이라고. 어린시절 바쁜 부모를 대신하여 주방에 서기 시작하면서 요리에 재미를 붙인 것이 재능을 개화시킬 계기가 되었다. 중학교 시절 진학에 치중된 학교 분위기 탓에 마음껏 요리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우수한 특성화 커리큘럼을 가진 쿠로모리 고등학교로 진로를 정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입시 면접때 실력을 인정받아 현재 요리 방면으로 교육지원을 받고 있으며 요리동아리에 소속 중이다. 방과후에는 가정실에서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힘쓰고 있어 종종 친구들을 불러 밥을 먹여주곤 요리의 감상을 묻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같은 반 학생들이라면 한 번 쯤은 그가 만든 요리에 입을 대어봤을 지도 모른다. 최근에 레시피 책을 한 권 출간했는데, 반반한 얼굴과 레시피의 접근성이 용이한 것을 이유로 인기를 끌어 베스트 셀러에 오르게 되었다.
운세
"오늘의 게자리 럭키 아이템은 바로...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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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책상 위에 호박이 올려져 있다면 그것이 오늘의 게자리 럭키아이템이었다. 매일 아침 방송되는 운세를 그대로 믿고 행동하곤 한다. 평소에는 무뚝뚝 하더라도 말투 만은 다정했지만, 운세가 최악인 날에는 묘하게 말투마저도 날이 선다. 그 외에도 타로점이나 신사의 오미쿠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든 운세는 찰떡같이 믿었다. 만일 A신사의 오미쿠지에서 대흉(大凶)이 나온 후에 B절의 오미쿠지에서 대길(大吉)이 나와도 운세가 바뀐 거라며 후에 나온 운세를 믿는다. 이토록 운세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직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본인도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본능적으로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